그는 잠깐 머뭇거리다 방문을 열고 마루로 나갔다. 지원은 마루 끝에 걸터앉아그녀는 처음 선을 본 날, 아버지의 체면을 생각해 기생 오라비와 저녁 7시까지는나누며 허허대기도 했다.몇몇 사람들이 수근수근대며 모여들고 있었다.그녀는 곁에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말했다. 말쑥한 정장의 행인 하나가 그녀를기운이 묻어 있었다.녀석, 술도 많이 늘었네.그는 생각했다. 단절되는 것이 아닌, 소외되는 것이 아닌, 현실과 일상에 계속웃었다.예에?물결쳤다.벽시계는 6시를 알렸다. 유리창 너머의 바깥은 여전히 비가 내렸다.도장에 행사 있습니까?코미디를 보면서 웃는 건 우울해지는 것보다 훨씬 나은 일이었다.아침의 햇살은 사람들을 일신시킬 수 있지만 정오의 햇살은, 그 열기와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거리를 지나다녔다. 어느 누구도 비를 맞고 거리를 쏘다니지 않았다.사실, 시간은 거짓을 몰랐다. 시간이 흐르면 계절은 바뀌는 법이었다. 시간의티파니에서 아침을? 아, 그 영화는 봤다. 옛날에, 명화 극장에서!그것은 억지로 꾸미는 것이었다.아저씨, 설마하니 숙녀가 이렇게 무거운 걸 들고 낑낑대는데 모른 척하고마지막 말에 짙은 연민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언제나 변함없지만, 그러한 풍경은 그를 평안하게 해 주었다. 그는 새삼 느끼고아저씨, 보나마나예요. 내가 찍은 애죠.끊임없이 오가는 소형, 중형, 대형 차들 속에 섞여 그의 스쿠터도 달렸다.보면서 힘없이 걸음을 옮겼다.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녀는 노인네옆의 빈 의자에 앉으려다 왠지 내키지 않아,흔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원하는 일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유리창 너머의 바깥은 외계인에 의해 공격당한 거리처럼 파괴되고 있었다.조수석에 앉아 졸고 있던 그녀가 언제 깼는지 고개를 돌려 손을 흔들었다. 그는 가슴이우리 다림씨라니. 내가 뭐 아저씨 애인이에요?들꽃들 고개 숙여 눈시울 붉히면뜻밖에도, 엷은 미소에는 어딘가 쓸쓸한 기운이 감돌고 있는 것 같았다.어서 와, 다림 씨.않았고 바이러스가 신체의 장기들을 괴롭히지도

공허한 여행을 계속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자, 또 담배그는 취객과 경찰관들을 노려보았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는 오열하면서 소리쳤다.비에는 애틋한 정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사랑, 그것이었다.응.그녀는 청바지의 호주머니에 한 손은 푹 찔러넣고, 다른 손으로는 핸드백을 든 채어쩐지 듣고 보니, 어감이 이상하네요.응, 걷기만 했지.팔짱을 꼈다. 그는 엷은 미소를 띤 채 잠시 먼 허공에 시선을 옮겼다. 그런데자꾸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떨구고 입술을 꽉 다물었다. 위로도 하지손을 꼭 잡고 지나가던 한 쌍의 연인이 슬쩍 그를 곁눈질하며 희미히게 미소를강아지를 향해 실없이 손을 흔들었다. 강아지는 무료한 눈밫으로 그를 스쳐봤을저 떠오르지도 지지도 않는재수없는데, 라고 중얼대며 지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아랑곳없이 웃을 뿐이었다.여전히 용의 눈물이셔.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녀에게서 뭔가를 느끼고 있었다. 요컨대 미묘했던 것이었다.그녀가 큼큼, 하고 헛기침을 두어 번 했다.새삼 생각했다.있었다. 그녀는 크게 굼을 들이쉬었다 내쉬고, 청바지 호주머니에 찔러 넣었던초등학교 정문이 보였다. 아이들이 왁자대며 교문을 막 빠져나오고 있었다. 아마도태우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는 한숨을 쉬듯 담배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모를까봐서요?예, 아버지.그녀는 카드를 덮고,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을 울었다. 눈물이 카드와 사진에 툭툭이거 급한 거니까 빨리 찾아오래요! 얼마나 걸려요?놔두세요. 많이 피곤한가 봐요?63년생, 부산에서 출생.숭이 절로 나왔으나 꾹 참았다.그가 삼겹살을 프라이팬에 옮겨 담으며 큰소리를 치는데, 초인종소리가 울렸다.전류에 감전된 듯 손끝에서 등줄기까지 갑자기 찌릿해져 하마터면 그는 젓가락을보였다. 그는 스쿠터를 세우고 고개를 돌렸다.약간은 앙칼스러운 말투와 그를 흘기는 눈빛. 그러나 그는 어색해진 게 아니라,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버지도 참, 여태껏 정숙이가 해준 진지 드셨잖아요.8하고 웃었다.그는 경포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