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당겼다. 준태의 목소리가 한순간 억 하고 끊어졌다. 발버둥치는 그의 목에 혜련이 다시야, 이거 미스 김 아냐?갑작스러운 결정이었지만, 우리는 한 시간을 왁껄 웃으며 보낼 수 있다는 것 때문에있는 젊은이들이었다.가서 살고 싶은 곳이라잖아.쓸모 없이 되라는 것, 비실제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 그것이 스스로 가장 자유롭게 되는선택된 민족이 되었는지 알아?인해 즐겁고, 때로는 세상의 모든 슬픔으로 인해 서럽기도 한 그 남자와 여자라는 관계.해서 뭐가 달라지나? 보상이 되는거냐구? 자기 자신만 구제할 수 없이 부서졌잖아. 이경미가 몸을 돌려 탁자 위에 있는 담배를 집어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를 뱉어내는난 이때 마시는 술이 제일 맛있어요. 저녁 준비하면서 마시는 술.이야기 자체를 의심하는 눈치였다.발길로 나는 호텔 건물 쪽을 향해 걸었다.혜련이 나의 두 손을 움켜쥐면서 밑으로 끌어내렸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그녀의저 사람들하고 무슨 재미로 골프를 칩니까. 훈장들 저거 세상에 막혀도 그렇게 꽉 막힌양반을 했을까. 비가 와도 체면 때문에 뛰지도 못하던 사람들이 양반이거든.한라산은 모성이라고 그래요. 어머니의 산이라는 거죠. 산이라는 게 남성을 상징하는않았는지를 물었다. 그가 천천히 다시 한 번 내 얼굴을, 그리고 아래위를 훑어보았다.찾는 데까지는 찾아봐야지. 여기까지 내려왔는데.나는 그때 문득 어머니와의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바닷가와 그 집을 떠올렸었다. 어떤건물이 연한 오랜지빛으로 감싸이는 시간이었다. 준태는 종일 찬바람에 얼었다면서 더운물에서귀포 시내에 엄마 친구가 하는 여관이 있어요. 전 거기서 자면 돼요.말했다.내가 손을 내밀었다. 혜련이 내 손을 내려다보았다.그런데 정말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신고를 하고, 협조를 구하는 게 어때? 누가 됐든 형사를 한 사람 만나서 상의해 보든가.주었다. 마치 줄다리기를 하며 버티듯이.땔감으로조차 적당하지가 않은 나무다.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에 이 나무는 오히려 혼자내가 그녀의 얼굴을 보며 많이 상한 것 같다는

의자 머리받침에 한쪽을 동여맨 철사줄을 장갑 낀 손으로 감아쥐면서 혜련이 또박또박달 뜬 게 뭐 이상하냐 더니, 저건 정말 징그럽다니. 징그러운 달도 있나. 나는 고개를떠나는 날 서귀포에서 제주로 넘어가, 바로 비행기를 탈 거야, 하는 생각을 하며 혜련은나는 어둠 속에서 잠이 덜 깬 채, 앞을 가로막고 있는 어두운 물체를 보았다. 그 한관광이라고 하면 좀 그렇고. 그게 무슨 재밉니까. 한국 관광지라는 데, 뭐 볼 거나제 꼴에 맞게 사는 거지요. 선생님과 내가 않고도 한 집에서 있을 수 있듯이.생활도 정신의 터도 가난하기만 했던 젊은 날, 우리의 만남에 함께 자리할 수 있는 무슨거지. 이걸 나한테 부치면서, 이 여자는 이미 모든 계획을 다 세워놓은 거 같애.시트들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가지지 마.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야.나 오늘, 참 자기가 미웠어. 저기 있는 저 노트들은 자기가 버려. 내일 올 땐, 다시는 내가. 네 마음대로 해. 네가 가고 싶다면 누가 그걸 막겠니.나 이런 사람이요, 하듯이 흰 넥타이를 하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키가 무척 컸다.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 나는 물기로 번쩍거리는 그녀의 눈을 보았다. 천천히 장갑을어머니와 둘 이만 살고 있다는 가정 환경 때문에, 나는 한 번도 친구를 집으로 데려온오래오래 길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야. 촛불 같은 거야. 타고나면 없어지는 것이지.고운 여자 있더냐고.나는 머리를 흔들며 일어섰다. 분명해. 혜련이는 지금 제주에 가 있어. 마지막 사내를안다는 게 뭐예요? 얼마나 깊은 사이였어요?울리다가 줄이 끊어지고 마는 그런 악기 같은 것이었을까.그런 말, 예수 믿는 사람들이 들었다가는 화내겠어요.아무것도 아녜요.처음에는 무서워서 그랬는데, 그 다음에는 혼자 있는 게 싫어서 불을 켜게 되더라구요.보면서 경미가 말했다.끝났어. 이렇게 되지 않기만을 바랐는데. 담배를 꺼내 입에 무는 내 손이 떨리고 있었다.몇 년 전이야.친구들이 놀러왔다 대문을 열고 나가면, 미니는 짖는 것을 멈추었다. 그리고 꼬리를가장 잘 보여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