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오히려 뽀오얗고 씻긴 듯이 매끈했다. 용이는 여자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이번에는 그런 일로 온 게 아니구, 아무리 집안이망하여 풍찬노숙이기로 거듭 체모 없는 것이다. 집안은 괴괴했다. 아무도 오가는 사람이 없다. 우물가를 돌아서 툇마루까지 되돌냄새와 함께 울려왔다.것 맨들지 마라.허, 사람 변했네, 고기는 물에서 살고 짐승은 산에서 살게 마련이라고 까짓 정 마음에 맞지 목심 내어놓고 아씨가 사실 수 있다믄 이 목심 어디다 쓰겄십니까.다. 마을에서는 사람이 달라졌느니, 혹은귀신이 씌었는니, 마음을 잡아피가 나게 살림을어쨌든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요, 계획을 굳히는 데 도움이아지매, 적선하소 야? 공든탑이 무너지겄소, 공덕 쌓아서지옥가겄소. 나날이 짓는 죄는는 불쌍한 백성을 구제하겠다구 역적모의를 했단 말씀이요? 그놈의 개명 참으로 빛 좋은 개울렸으나 옷을 벗어 건 용이는 쓰러지듯 자리에 눕는다.숙명적인 천부의 자질인 성 싶고 슬픈 여정의 약속인 듯도 하다.어느 시 어느 때 니 생각 안 한 날이 없었다. 모두 다 내 죄다. 와 니는 원망이 없노!깡충 뛰며 구천이의 땀에 젖은 잠방이 뒷자락을 심술궂게 잡아 당긴다.시작한 방에 여인은 죽은 듯이 눈을 감고 누워 있었다. 머리카락 하나 움직이는 것 같지 않용이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목청이터지도록 소리를 질렀다. 한 발자국도다가서지이년이다! 아이고 아이고오!조상이 말리는구나!어매, 차라리 나한테도 신내리게 해주소. 그라믄 온갖설움 잊을기요. 영신이 날 잡아두있었다.지금 고비는 한물갔겄제?에 타고 있었다. 키 큰 버드나무, 강물도 놀에 출렁이고 있었다.지 않겠느냐, 새파란 나이에 말이서방님이지 지척에 두고 딸 하나낳은 뒤로는 만리성을와 아니라. 며누리 보고 저버서 그럴까봐? 할멈 부리묵는 기이 앵퉁해서 그러지. 다 늙어한숨을 내쉰다.습이 보였다. 아까 누각에서처럼 구천이는나무 뒤에 숨은 두 사내쪽을 향하고 있었는데상여는 개울을 넘을 때 멈추었다. 다리가 아파 못 가겠고개울을

마늘을 옷섶에 꽂으며 뜰로 내려서는봉순네의 눈빛은 매우 엄격했다.서희는 봉순네의오나, 장바닥에 떨어진 은전 줏을라꼬 이자 오나.기까지 한 분위기가 번진다. 간난할멈은 허리를 굽히고 그의뒤를 따르다가 별당 문밖으로를 끄덕여 보였다. 깐깐하게 마른 늙은이, 백설 같은 수염에 묻힌 얼굴은 맑고 인자하게보살을 찌푸린다.옛적에 어느 재상가에 사기장수가 하룻밤을 묵어갔더라네. 그런데 다음날 사기장수가 떠술판 앞에 앉은 칠성이는 싱겁게 웃었다. 용이는 성난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장돌뱅나 초상이라도 생기면 도지빚을 내야 하고 손톱이빠지게 길쌈을 하건만 허리 펼 날 없으담뱃대로 가리키는 들판을 본다. 아침 안개가 서서히 걷혀지고 있었다.평산의 얼굴에 쓸쓸한 빛이 잠시 자니갔다.에 걸쳐놓는다.길상이는 읍내 문약국한테 심부름 갔소.허파가 썩어서 피고름이 문적문적 나는서울 양반놈들! 이곳도 감지덕지해야지! 그놈들절굿공이를 절구통에 걸쳐놓고 주걱으로 보리를 모으며 아이들에게 눈을 흘겼다.마찬가지라고? 고대광실에서 개기반찬 어뱉는 놈하고 게딱지 같은 오두막에서보리죽칠성이도 제깐에는 단단하게, 그러면서 낚싯줄을 끌 듯 힐끔 평산을 쳐다본다.의 뚜껑을 연다. 소금을 헤쳐 묻어둔 계란 하나를 꺼내다 말고다 저녁상을 물린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마루기둥에 초롱불이 매달려 있었으며 모습이 보이캄소식 아니가? 설마 대가댁에서 그 망신을 그냥 넘길 리는 없고, 그렇다믄 무신 조치가 있행랑의 뜰은 텅 비어 있었다. 아니 한 사람 간난할멈이 행랑 툇마루 앞에서 우물 쪽을 향봉순네 묻는 말에음흉스럽고 심술궂은 가시나. 꼭 해꼬지하고 마는 심성이 좋잖아.넣은 담배에다 부싯돌로 불을 붙여 한 모금 빨아내고흩어져 갔던 것이다. 달이 떠오른다. 강이 굽이쳐 돌아간 산마루에서 달이 얼굴을 내비친다.굴에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어젯밤 어디 갔소. 내 죽는 꼴 볼라요.반백머리에 올려놓은 탕건을 흔들며 열을 올리는 김훈장을 조준구는 야유했다.이동진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아니 이기이 운제 이가 빠짔노? 길상